6일 차 아침을 포항 호미곶 일출로 시작하였다. 내가 보고 싶어서 간 호미곶이었지만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해가 잠시 모습을 비췄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호미곶에서의 일출을 보는 기분은 전국일주의 아침 중 제일 뿌듯했던 기억이었다.
포항은 내가 군복무를 한 곳이었다. 군복무를 하며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 중 하나가 바로 포항 물회였다. 전국일주를 하며 꼭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포항에 도착을 했으니 아침으로 물회를 먹으러 갔다. 내가 포항물회를 좋아하는 이유는 물회이지만 국물이 없고 먼저 회국수처럼 먹고 난 뒤 밥을 비벼먹으며 마무리하는 물회이기 때문이다. 물회 1인분에 2만 원. 싼 가격은 아니지만, 음식이 나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물회가 아니라 회로 국수처럼 먹는 회국수를 먹는 기분이다.
포항에서 맛있는 아침밥을 먹고 우리는 경주로 차를 움직였다. 경주로 가는 길도 국도를 이용하여 이동하게 되었다. 국도로 이동하는 풍경을 항상 이야기하지만 역시나 멋있고 아름답다.
경주 여행계획은 여자친구가 만들어 줬다. 경주 대릉원에서 먼저 대릉원 산책과 사진을 이쁘게 남기고 그 옆에 있는 황리단길을 구경 후에 경주 1일차는 나아해변에서 차박을 하기로 하였다. 여자친구가 말해주길, 경주는 원래 밤에 봐야 더 멋있다고 한다. 그래서 경주에서는 2박 3일을 지내기로 하고 다음날에 안압지 야경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여자친구와 같이 전국일주를 하는 것이 정말 좋다.
경주 대릉원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다. 오늘은 토요일이기도 하고 경주는 관광이 정말 발달된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대릉원 구경을 시작하여 십원빵을 맛보았다. 빵안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치즈가 통으로 들어가 있는 빵이었다. 여자친구도 치즈를 좋아해서 맛있게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대릉원산책과 사진을 이쁘게 남기고, 황리단길 구경을 하였다. 느낌이 서울로 따지자면 익선동 느낌이지만 큰큰한 건물들 없이 도로가 좀 더 넓은 느낌이었다. 혜화에서 보았던 모리커피도 보이고, 타로, 사주 등 혜화와 익선동의 느낌을 합친 느낌이었다. 황리단길이 또 유명한 것이 유명 맛집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밥을 먹고 와서 황리단길에서 밥은 먹지 않았지만, 한식 맛집, 피자 맛집 등 종류도 정말 다양하고 친구, 연인들이 놀기에 정말 좋은 관광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리단길 산책도 마치고 오늘 하루를 정말 빨리 시작해서 좀 피곤하기 시작했다. 전국일주를 하면서 좋은 점 중 한가지는 여유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빨리 시작해서 차박지로 빨리 이동하기로 결정하여서 경주 해안가 쪽에 있는 나아해변으로 가게 되었다.
나아해변에 도착해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차박을 하기 위해 텐트를 펼치고 있었다. 그중 우리도 좋은 자리를 하나 잡고 이른 시간에 차박을 시작하게 되었다. 텐트를 다 치고 나니 시간은 4시 반. 아침을 먹고 점심을 따로 먹지 않아서 여자친구의 심기가 불편하다. 얼른 밥을 먹여야 한다. 나아해변을 오면서 사온 오리고기와 김치, 버섯을 같이 볶아 먹기 시작하였다. 역시 밥을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여자친구뿐만 아니라 나도 포함이다.
배가 좀 차고 나니 나아해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나아해변에는 원래 쓰레기장이 있었지만 관리가 안되어 다 정리한 것 같았다. 취사는 가능했지만, 취사하고 남은 쓰레기는 각자 쓰레기 봉투에 담아 다시 차에 담아왔다. 쓰레기 버릴 곳은 없었지만 화장실과 음수대는 정말 잘되어 있었다. 네이버에서 봤던 화장실은 공사 중이어서 쓰지 못했지만 조금 공원 쪽으로 걸어가니 화장실과 음수대가 같이 있는 곳을 발견하여서 정말 잘 이용하였다.
나아해변을 둘러보며 길고양이가 정말 많아서 오늘도 고양이들과 같이 놀며 시간을 보내었다. 여자친구 본가에 맡긴 우리 고양이가 너무 보고싶다.
저녁을 먹고 해안가를 구경하고 고양이와 놀다 보니 밥을 먹고 4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밥을 빨리 먹다 보니 출출해진 우리는 치킨? 진행해. 라며 이구동성으로 눈을 마주쳤다. 치킨을 나아해변으로 시키고 술을 사러 시내로 걸어갔다. 나아해변에서 천천히 걸어서 5분 거리에 이마트 24, 세븐일레븐이 있어서 그곳에서 술을 샀다. 맥주와 소주로 오늘하루를 마무리하려 한다.
치킨이 도착하고 술과 함께 오늘의 밤도 저물어 간다. 나아해변에서의 여유는 다시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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